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 미중 기술 경쟁 연구 보고서 발표
“2017년 말 이후 무역 충돌과 기술 경쟁이 양국 관계 이슈로 부각”
“美 기술 실력, 여전히 세계 선도”
“양국 모두 디커플링으로 인한 손실에 직면…현재 관점에서 볼 때 中 피해가 더 클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기술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기술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으로 양국이 모두 피해를 보겠지만, 중국 측 피해가 미국보다 훨씬 크며 중국의 일부 핵심 기술 발전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 국내 학자들이 작성한 상당히 실질적인 연구 보고서로 주목을 받는다.

3일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베이징대학 국제전략연구소는 지난달 31일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항공 우주 등 분야에서 미ㆍ중 양국의 기술 역량 대비, 재원 투자, 인재 확보, 기술 표준과 규범 경쟁, 기술 디커플링 현상과 도전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미ㆍ중 기술 경쟁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17년 말 이후 미국의 대중 정책이 크게 변화하면서 무역 충돌과 기술 경쟁이 양국 관계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독자적 혁신 능력을 강화하고 핵심 기술을 장악해 혁신 대국이 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미국 기업 기술 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절도’ 등을 이유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어 선진 기술이 양국 간 경쟁의 주 무대가 되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전반적인 기술 실력이 점차 높아지면서 영향력 있는 기술 대국이 되었지만, 중국이 기술 강국에서 기술 대국으로 발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수평적 범위이든 수직적 격차이든 미국 기술 실력은 여전히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무대에서 양국의 전략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양국 학자와 학술기관이 양국의 첨단 기술 분야 경쟁과 대비 효과에 대한 연구를 자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을 제치고 세게 최대 첨단 제품 생산국이 된 중국은 AI, 5G, 양자 정보기술, 반도체, 생명공학, 청정 에너지 등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하거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에 관해 베이징대학 국제전략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는 전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일부 세분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세계 선진 수준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면서 일부 세분화 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일부 세분화 기술 분야에서 열세가 뚜렷해 기술 공백과 핵심 기술 부재라는 현상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미국이 앞서는 분야는 포괄적이고 기술 축적 수준이 상당히 높다며 미국을 벤치마킹한 중국은 다수의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가는 수준’, 소수 분야에서는 ‘동등’하고, 극소수 분야에서만 ‘앞서가는’ 구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을 벤치마킹한 과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물론 세계 다른 국가의 기술 혁신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었지만, 미국이라는 목표를 잃을 경우 중국이 계속 전방위적으로 기술 혁신을 주도할 수 있을지 중국 과학계 일부 학자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향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정밀 디커플링’과 ‘정밀 커플링(Coupling)’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즉 미국이 특정 전략 기술 분야를 선정해 디커플링과 커플링 정확성을 높이고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과 기술 우위에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조 바이든 정부가 디커플링 경계를 완전하게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와 제조장비와 AI 등 핵심 기술과 제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커플링 분야는 기본적으로 수준이 낮은 기술과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한정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IT 분야를 예로 들면서 양국 기술 디커플링으로 중국 IT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국 IT 산업에는 뚜렷한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민주국가 기술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이 디커플링 전략에 민주국가 기술 동맹 구축을 동반해 중국을 고립시키려 한다고 판단한다.

이런 국력과 국제 질서와 밀접한 정치 리더십 경쟁은 양국 기술력 대비 향방에 큰 영향을 미쳐 중국이 제3국을 통한 핵심 부품 구매, 선진 기술 획득, 고급 인재 영입 등 방면의 어려움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봉쇄와 디커플링은 중국이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기술 디커플링 원동력이 일방적인 방향에서 양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국의 출발점은 서로 다르지만,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면서 객관적으로 ‘양방향 디커플링’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기술과 산업 측면에서 양국 모두 디커플링으로 인한 손실에 직면해 있지만 현재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의 손실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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