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던 말랭이마을, 김수미길과 함께 도시재생 통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대와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더욱이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관광도시이자 산업도시이다.

군산은 우리에게 잊혀져가고 있는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근대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길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특히 신흥동 일대의 다양한 유명관광지가 아버지 세대의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최근 군산시에서 도시재생 프로그램을 통해 재개발하고 있는 신흥동 말랭이마을은 이러한 일제 강점기 일본 지주들과 피난민 그리고 가난한 백성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사라져가던 마을을 다시 살리고 있는 곳이다. 

말랭이마을은 군산 근대화거리 중심에서 도심 서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 마을 바로 옆으로 월명터널이 지나고 뒤편에 월명공원이 있다. 월명터널을 진입하기 전 오른쪽 산비탈에 말랭이 마을이 오밀조밀하게 위치하고 있다. 

말랭이 마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잠시 마을을 바라보면 알록달록 지붕색깔과 벽화가 마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또 주차장 바로 앞에 위치한 일본식 가옥 두채가 시선을 끈다. 

마을을 둘러본 결과 마을 그 자체가 살아있는 근대역사 박물관이다. 특히 이 마을 외곽으로 배우 김수미씨의 이름으로 명명된 김수미길이 있다. 이 김수미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로 알려진 배우 김수미씨의 어릴적 살던 곳을 복원해 놓은 집터가 있다.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이곳 김수미씨의 집터는 월명터널 쪽 비탈에 있었는데 터널이 뚫리면서 지금의 말랭이마을 쪽으로 이동해 복원했다고 한다. 집터에 도착하면 일용엄니 분장을 한 김수미씨의 모습을 그린 벽화가 관광객을 반긴다. 바로 이곳이 사진 포인트이기도 하다.   

김수미길 끝에는 조성중인 조각공원이 있고, 그 위에 정자가 하나 위치해 있다. 정차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쪽으로 걸어가면 월명공원과 군산 앞바다가 보이는 정자가 하나 더 있는데 이곳도 사진 촬영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방문했을 당시 멀리 월명공원에 벚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뤘다.

마을 주차장과 가까운 곳에 마을 커뮤니티공간이 있는데 이곳 말랭이마을 마을 주민들이 의사소통을 하고 마을을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마을 코디네이터 이근영씨는 “여기는 1914년부터 있던 마을이에요. 여기에 신흥 양조장이 있었고, 신흥 학원이 있었어요. 그 다음에 피난민들 시절에 제일 많은 사람들이 살았고요”라며 마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1973년 군산 시사에 보면 8400여명 가까이 살았던 마을인데 지금은 100명 남짓 남았죠. 그래서 마을의 주민 생활 공간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서 빈집들을 시에서 구입해 현재 예술 작가 7팀 13명이 입주해 있어요. 그리고 이 집들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서 찾아오신 분들이 즐거운 마을 이야기들을 만나실 수 있도록 꾸미는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곳 커뮤니티공간을 나와 좁은 마을 골목길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집들 사이로 조성되어 있는 전시공간을 찾아보는 것이 마치 보물찾기하는 것 같은 재미를 준다. 이곳 마을에 꾸며진 전시관들에는 일제강점기, 개항장, 식민지, 피란민, 일본인 지주, 그리고 군산항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자취가 담겨져 있다. 

마을 높은 곳에 위치한 자유극장에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입구는 옛날 극장의 모습으로 꾸며놓아 추억이 돋게 한다. 극장 앞마당에는 오징어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꾸며놓은 마당도 있다.

자유극장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추억전시관이 있다. 이곳에는 당시의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옛날 상점과 골목 그리고 의상도 준비되어 있다. 추억전시관은 2층으로 꾸며져 있고, 2층에서는 바로 옆의 또 다른 전시관으로 갈 수 있다. 각 공간마다 다른 연출이 되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렀다.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다보면 마을공방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마을 주민분들이 상주하면서 다양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공방에는 마을주민분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눈길을 사로잡는 것들도 많았다. 공방을 나와 조금만 이동하면 양조장을 찾을 수 있다. 양조장에는 막걸리를 따라주는 벽화가 있는데 이곳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기에 좋아 보였다.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이 양조장 앞길을 따라 가면 우물터가 옛날모습 그대로 위치해 있었다. 돌로 쌓아 만든 우물과 그 옆에 마중물을 부어 열심히 펌프질을 하면 물을 마실 수 있는 옛날 물 펌프도 볼 수 있다. 

우물터를 지나 좁을 골목을 지나면 어느새 주차장에 도착한다. 아직 마을이 조성 중이어서인지 조금 허술한 듯하지만 마을의 좁은 골목길과 전시관 등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말랭이마을 구경을 마쳤다면, 인근에 등록문화재 제183호로 지정된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영화 촬영지였던 초원사진관 등을 둘러봐도 좋을 듯한다. 그리고 점심은 이색적인 공간이 인상 깊은 군산 문화재로 등록된 ‘빈해원’에서 먹어 보길 추천한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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